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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vs 쌍방울, 이스타 항공 인수전

식꿈 2021. 6. 9. 14:09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이스타 항공 인수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노마스크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악화에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 이슈까지 더해지며

고난의 세월을 보냈던 이스타 항공이 매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이스타항공은 2019년 일본 불매 운동,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운항 중단 여파로 인한 경영난에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2019년부터 인수합병(M&A)이 추진되어 제주항공에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 침체 및 이상직 의원 가족들의 편법 증여 의혹이 불거지면서 매각 계획이 무산되었죠.

결국 올해 2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항공 수요 회복 기대감에 불붙는 이스타 항공 인수전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 항공은 지난달 31일 일수 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는데

당초 10곳 넘는 원매자들이 LOI를 제출했다는 얘기와는 달리 실제로 LOI를 제출한 곳은 6~7곳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스타 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점쳤던 SM그룹을 비롯한 3~4곳의 원매자들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이스타 항공 인수전에서 눈 여겨볼 만한 점은 쌍방울그룹과 하림그룹의 참여인데요.

이들 두 기업 모두 이스타 항공과 같이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쌍방울그룹은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계열사 광림이

그룹 내 반도체 장비기업 인 미래산업,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IOK)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LCC 중 중국 지역에 가장 많은 12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고

현지 공항을 운항할 수 있는 슬롯도 확보하고 있는데요.

쌍방울은 이를 통해 그룹 내 관계사들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향후 중국시장 확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표 속옷 브랜드인 쌍방울과 비비안은 약 74조원 규모의 중국 속옷 시장 공략을 준비중입니다.

특히 IOK의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 사업, 가수 비아이 등을 주축으로 한 음원사업 등을 적극 활용해

K콘텐츠와 함께 자사 브랜드 등을 알릴 예정입니다.

운항이 재개되면 인기 연예인을 기용한 항공기 외부 랩핑 광고는 물론 비행중 영상 광고 등을 통해

단숨에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인데 현재 장윤정, 고현정, 조인성, 이영자, 김숙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이 IOK 소속입니다.

 

일찍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도 문제가 없다는게 회사측 설명인데

쌍방울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김정식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선임했습니다.

2013년 말 이스타항공 대표로 부임한 김 위원장은

재직 시절 이스타항공을 만년 적자 기업에서 흑자 기업으로 성장시킨 바 있습니다.

일단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이고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기준 재계서열 27위인 하림그룹도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급부상했는데요.

하림 그룹은 이스타항공 예비입찰에 자회사인 벌크선사 팬오션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습니다.

지난 2015년 인수한 팬오션과 이듬해인 2016년 인수한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에

이스타 항공 인수를 더해 종합 물류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림은 국내 닭고기 시장의 최대 기업으로 육계 가공식품 생산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닭고기 시장은 아무리 팔아도 적자가 난다고 할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업 변동성 등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수년 전부터 한국의 카길이 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업계에서는 하림의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여가 이러한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스타 항공 인수 이후 물류분야 확대를 위해 여객 중심의 소형 항공기뿐 아니라

대형 항공기까지 리스해 항공 물류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림은 인수와 향후 사업을 위한 실탄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는데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 사업을 진행 중인 팬오션이 보유한 순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1900억원 규모이며 자체적으로 이미 7000억~8000억원의 실탄이 확보되었다는게 그룹 측 설명입니다.

 

하림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하림의 과거 M&A 전례를 봤을 때 인수하겠다 결심하면

과감하게 인수금액을 베팅해왔다며 공개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힌 만큼 유력한 후보자로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스타 항공은 인수 의향자를 대상으로 예비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4일 매각 금액을 적은 입찰서류를 받을 계획입니다.

 

앞서 이스타 항공은 한 중견기업과 M&A를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인수 예정자를 미리 정해 놓은 뒤 별도로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입찰이 무산될 경우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하림과 쌍방울 등 입찰 참여자들이 일정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예비인수자가 그만큼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우선 인수자격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스타 항공 매각가 2000억원 넘을수도...


이스타 항공은 인수 의향자가 제시한 가격을 두고 조건부 투자계약자와 추가로 인수 협상을 벌인 뒤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지난 3일 열린 제주항공과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이번 달 회사가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재판을 늦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을 보면 매각 의지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평가 항목 가운데 배점이 가장 큰 항목은 입찰 금액인데

현재 업계에서 평가하는 이스타 항공의 매각 마지노선 금액은 1500~1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업체 간 눈치 경쟁이 펼쳐진다면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수자의 입찰 의지에 따라 가격 탄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밖에도 자금 투자 방식과 자금 조달 증빙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방침입니다.

추가로 인수 의향자의 회사 경영계획과 장기 비전을 살피는 한편

종업원 고용 안정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원매자에게 가점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이스타 항공 예비입찰에 적지않은 원매자들이 참여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노마스크 기대감과 여행 항공주 반등의 여파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여전히 우려도 있는데 중국과 일본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과

항공 수요가 회복하더라도 실적이 급등하기 어렵다는 냉철한 분석도 나옵니다.

적잖은 금액을 내고 이스타 항공을 인수하더라도 재정비를 위해 치러야 할 금액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수요 회복과 실적 회복은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재정비와 회복 시간을 감안하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인수 이후에도 이스타항공을 정상화하기까지 인수금액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이스타항공은 여객 업무가 잠정 중단된 상태로 부채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1042억원에 달합니다.

인수기업은 가장 먼저 자본잠식 해결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며

이스타항공이 안고 있는 부채 2000억원 가운데 최우선 변제 대상인 직원 급여와 세금 등만 해도 850억원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