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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식꿈 2021. 5. 17. 14:04

플라스틱으로 뒤덮힌 해변과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물고기와 새,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 산은 인류가 편리를 위해 소중한 터전을 망치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최근 전 세계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빨대나 포장 용기 등 다양한 일회용품과 생활용품을 녹거나 썩는 물질로 교체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일회용품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국민이 평균 2.3일당 마스크를 한 개 사용한다고 하는데

하루에 폐마스크가 2000만개 나온다고 하면 연간 73억개 이상의 마스크가 쓰레기로 나옵니다.

 

마스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은 땅에 묻어도 썩질 않는데요.

때문에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해 연구하고 개발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이슈가 커지며 이런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플라스틱 문제를 덮기 위한 기업들의 그린워싱 수단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이 악용된다는 문제제기도 있어요.

과연 바이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미래가 될 수 있을까요?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식물플라스틱을 말합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빨리 진행되도록 만든 플라스틱을 말하며

식물플라스틱은 화석원료가 아닌 식물을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을 말합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분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플라스틱의 분해라는 것은 단순히 플라스틱이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 혹은 물과 메탄으로 분해되는 것을 말합니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통해 물과 이산화탄소가 식물조직으로 변환되고 식물을 먹고 동물의 살이 됩니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동식물의 조직을 유기물질이라고 하는데

유기물질은 생명활동을 중지하고 쓰레기로 버려지면 생태계에서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다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됩니다.

광합성과 미생물의 분해 작용에 의해 탄소의 순환이 이뤄지게 되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의 기원도 유기물질이기 때문에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는데

플라스틱이 생태계에 버려졌을 때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하게 분해가 되어야 하는데

인간이 유기물질을 원료로 다시 인위적으로 합성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천연 유기물질에 비해 분해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생태계에 투기되면

완전하게 분해되기 전까지 아주 오랜 기간동안 작은 조각으로 계속 쪼개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현재 플라스틱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란 이런 플라스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서 분해가 빨리 일어나도록 만든 플라스틱을 말합니다.

여기서 빨리라는 것은 상대적인 기준이라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생기게 됩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빠른 분해 속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지 원료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모두 옥수수 등의 식물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화석연료로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습니다.

PLA라는 플라스틱은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이지만

PBS나 PBAT 같은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를 원료로 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입니다.


식물플라스틱은 식물을 원료로 한 것으로

식물로 플라스틱을 만들면 모두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식물을 원료로 하더라도 분해가 빨리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면 화석연료로 만든 일반 플라스틱과 같습니다.

바이오 PET나 바이오 PE 같은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 PET나 PE와 다를 게 업습니다.

원료만 다를 뿐 물성은 같은 플라스틱으로 같이 섞여도 재활용이 됩니다.

식물로 만든 분해가 잘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중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식물을 원료로 한 플라스틱은 세 가지 장점이 있는데

원료조달이 지속가능하고 화석연료로 만든 플라스틱과 같은 재질의 경우 재활용이 용이하며

재활용이 되지 않더라도 소각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식물에 포함된 탄소는 광합성을 통해 대기중의 탄소를 흡수한 것이기 때문에

식물을 태울 때 배출되는 탄소는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라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것을 바이오매스의 탄소중립 성질이라고 하는데 식물플라스틱도 마찬가지로 탄소중립 성격을 가지고 있어

식물플라스틱을 태워도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정부 화이트바이오 지원으로 기업들도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화이트바이오 산업을 키우기로 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도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주목하는 화이트바이오는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로 식물 등 재생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해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포함한 화이트바이오 제품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적으며

원료인 식물 등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 플라스틱은 알맞는 매립 환경이 갖춰지면 6개월에서 5년 내에

물과 이산화탄소, 또는 메탄으로 완전히 분해되어 기존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입니다.

 

이미 독일 바스프(BASF), 미국 듀퐁 등 세계적인 석유화학 기업들은

바이오 기업들과 손잡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선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9억달러로 전체 플라스틱 시장의 0.5%에 불과했던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23년이면 39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생분해성 소재 시장도

지난해 기준 4조2000억원에서 2025년 9조7000억 규모로 연평균 약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선 LG화학과 SK그룹, CJ제일제당 등이 바이오 기반 원료와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폐글리세롤을 활용해 

합성수지와 동등한 성질을 구현하는 100%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LG화학은 독자 개발안 이 소재가 향후 친환경 포장재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외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는데

LG화학은 지난달 핀란드 바이오 디젤 기업인 네스테와 손잡고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합성수지 생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네스테의 바이오 원료는 재생 가능한 폐식용유, 팜오일 등의 식물성 기름으로 생산해

기존 화석원료 대비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C와 SK케미칼 등을 통해 친환경 소재 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SKC는 잘 찢어지거나 늘어지는 기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의 약점을 보완한

고강도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내년부터 생산하며

SK케미칼은 100%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고기능성 바이오폴리올(PO3G) 설비를 연내 착공합니다.

옥수수로 맏느는 바이오 원료 기반의 PO3G는 운동화, 패션 의류, 가구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2~3배 높은 가격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으로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탄소 저감 노력과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화학업계자는 아직 이른 단계지만 향후 정부의 세부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의 상용화와 경제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플라스틱과 관련된 논란


바이오 플라스틱 종류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이라면 일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세주로 단순히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특히 기업들이 마케팅을 통해 이런 경향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는데 바이오 플라스틱이라는 것은 만능이 아닙니다.

 

바이오 플라스틱 종류별로 장단점이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일반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각자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바다 등 생태계에 투기가 일상적으로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용도에 우선 사용해야 합니다.

양식용 부표나 그물, 농업용 비닐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도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굳이 서둘러 전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되지 않아 분리배출 되면 일반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일반 쓰레기로 배출되면 소각되기 때문에 생분해가 된다는 것에 의미가 없어집니다.

매립장에 매립될 때는 환경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매립장 내에 분해가 될 경우 메탄가스라는 강력한 온실가스가 생겨 환경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한 현재 생분해성 플라스틱 여부를 인증하는 시험기준은

섭씨 58도 조건에서 6개월 정도 분해했을 때 분해가 되는지를 보는데

자연환경 조건에서는 어느 정도의 기간 내에 분해가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적어도 6개월보다 더 걸릴 것이라는 것은 확실한데 일반 플라스틱보다 분해기간이 짧은 것은 확실하나

만약 분해기간이 수년이상 걸린다면 미세플라스틱 대응의 의미는 희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용도의 플라스틱에 우선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은 소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용도에서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쉽게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로 만든 플라스틱을 사용하되

같은 재질의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으로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 원료를 화석연료에서 식물 연료로 급격하게 대체할 경우 생태계 파괴 문제가 발생합니다.

식물원료 조달을 위한 유전자변형식물 문제, 농지부족의 문제도 불거질 수밖에 없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려면 전 세계 농지의 11%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며 식물 원료의 사용을 늘리되

반복적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통해 식물 원료의 투입이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생태계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플라스틱은 바이오 플라스틱로 대체되어 갈 수밖에 없지만

무질서한 급격한 전환은 오히려 환경적인 부작용을 더 키울 수 있어 현명한 사용확대 전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