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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봉쇄 장기화 우려, 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은?

식꿈 2021. 3. 26. 10:16

에버 기븐이라는 이름의 파나마 선적 컨테이너선이

지난 24일 오전 수에즈 운하 북쪽에 멈춰서면서 100척이 넘는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죠.

에버 기븐은 일본 이마바리조선소가 건조한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인데

일본 쇼에이 기센이 소유주지만 대만 해운업체 에버그린이 장기용선하고 있어 소속사는 에버그린입니다.

 

에버 기븐은 뱃머리 부분이 한쪽 제방에 박히면서 선미 부분도 반대쪽 제방에 걸쳐진 형태로 운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으로 인해 선체가 항로를 이탈하면서 바닥과 충돌해 좌초된 것으로 의심되는데요.

현재 선박 복구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수에즈 운하 재개에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수에즈 운하 봉쇄 장기화 우려, 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은?


에버그린 신조 발주에 미칠 영향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컨테이너선 운임이 1년 사이 3배 넘게 폭등하며

지난해 1~9월 40척에 불과했던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초 사이 147척까지 늘었죠.

 

에버그린은 작년 말부터 시작된 컨테이너선 발주 붐을 이끄는 대표적 선사

지난해 중국선박공사(CSSC)의 후둥중화조선에 세계 최대 2만4천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데 이어

올해 1만5천TEU급 컨테이너선 20척 발주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선 20척의 발주금액은 23억~26억 달러로

현재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건조사 물망에 올라있습니다.

 

이렇게 큰 배가 수에즈 운하에 좌초되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로 에버그린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에버 기븐의 수에즈 운하 좌초가 앞으로의 에버그린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 대란 올까?

 

에펠탑 높이보다 길이가 더 긴 에버 기븐이 좌초되어 길을 막고 있는데 초반 예인 작업이 모두 실패했죠.

좁은 길목에 비해 좌초된 선박이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무역 물동량의 12%,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으로 약 30% 비중을 담당합니다.

원자재부터 소비재까지 각 분야 상품이 오가는 길목이라 사태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세계 반도체 칩 주요 공급지인 대만은 현재 심한 가뭄으로 공업용수 공급 제한에 나선 상황입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만 기업의 생산 차질이 심화되면

안그래도 부족한 세계 반도체 공급이 더 줄게 되겠죠.

 

25일 기준 수에즈 운하 양 방향에 정체된 선박은 185척이며 이번 사태로 해상 수송이 중단된 물동량이 하루 96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28~29일 중 에버 기븐을 띄우지 못하면 사태가 장기화되어 물류난이 심각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 밀물 조수 수위가 높아져 배가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놓치면 열흘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수에즈운하가 2~3일만 막혀도 영국과 유럽 내륙 전역에 대한 화물 운송이 지연되며

사태가 닷새 이상 길어지면 세계 물류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태가 주말 중 해결되더라도 각 선박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운항 속도 경쟁을 벌이면

주요 항구 일대 병목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해운요금도 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선박이 아프리카 남부를 둘러 가는 우회 항로를 택할 경우 항해 기간과 연료비가 더 들기 때문이죠.

에버 기븐에는 수백만 건에 달하는 보험금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납기일을 놓친 선박들이 선박 용선사인 에버그린 등에 보험금을 청구할 것으로 보이죠.

수에즈 운하당국이 운하 훼손 대가와 예인 비용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에버기븐호급 선박은 통상 1억~1억4000만 달러 규모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원유, 가스 공급 차질

 

복구가 더뎌지면서 글로벌 원유, 가스 공급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원유 분석회사 보르텍사는 이번 사고로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 10척의 운항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보며 현재 사고 여파로 국제 유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운하가 폐쇄되자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6% 오른 배럴당 64달러로 급등했습니다.

원래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우려에 따라 각종 봉쇄 조치를 재도입하여

유가 수요 전망을 불안하게 만들어 국제 유가는 떨어지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급반등하게 되었죠.

 

코로나19에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번 수에즈 운하 봉쇄가 지속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다시 하락하기도 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면 국제 유가는 또 오르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