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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료제 FDA 신약 승인

식꿈 2021. 6. 8. 12:12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7일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아두카누맙(상품명 애드유헬름)이 임상시험에서 인지능력 감소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입증됐다고

시판 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4상 시험을 조건으로 승인하였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이 FDA 승인을 받은 것은 2003년 이래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허가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기억력 감소 증상을 치료하는 것으로 질병 진행 자체를 늦춘 약은 없었습니다.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신약의 가격은 연 5만6천달러(약 6천230만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애드유헬름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이 신약은 1회 투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4천312달러(약 480만원)로 책정되었습니다.

이 치료제는 4주 간격으로 주사를 통해 환자에게 투여됩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연 1만~2만5천달러(약 1천113만~2천781만원)를 훌쩍 넘어선 가격인데요.

고가 논란에 대해 마이클 보나토스 바이오젠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타당한 가격이라면서 20년간 혁신이 없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격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을 예상하냐는 물음에 보나토스 CEO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연 50만달러(약 5억6천만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을 거론하면서

이제 치료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보나토스 CEO는 앞으로 4년 동안은 애드유헬름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은 이번 신약으로

바이오젠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FDA의 승인에 회사 주가도 폭등했습니다.


아두카누맙(애드유헬름)이란?


아두카누맙 승인은 과학계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해 2021년에 주목되는 10대 과학뉴스 중 하나로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아두카누맙을 뽑기도 했습니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에 결합하는 항체 단백질로 만들었습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원래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지만

세포에서 떨어져 덩어리를 형성하면 오히려 신경세포에 손상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두카누맙은 두 건의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서로 상충돼 승인 여부는 불투명했는데요.

바이오젠은 지난해 3월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과 사고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임상시험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회사는 고용량 약물을 투여한 환자의 임상시험 자료를 다시 분석했더니

기억과 사고력, 일상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의 감소를 22%까지 늦췄다고 밝혔는데

회사는 이 결과를 토대로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FDA는 이날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효능에 대해 아직도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면서도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중요한 효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 허가를 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FDA의 예외적 승인에 대한 비판도...


FDA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연구자와 환자 단체들은 반겼지만 신약 허가 기준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 예일대 의대의 FDA 규제정책 전문가인 조셉 로스 교수는 이날 사이언스에

이번 허가는 FDA와 전반적인 보건시스템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와 보험사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에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FDA는 이번에 예외적인 승인을 했는데요.

앞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6일 최종적으로 아두카누맙의 승인을 반대했습니다.

FDA는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렇다고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하지만 로스 교수는 2008~2015년 FDA 신약 승인 결정의 89%가 자문위원회의 결정을 따랐다고 밝혔습니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비록 미국내 60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약 3500만명에 이르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기댈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사용이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존 하디신경학과 교수는 신약 승인이 기쁜 소식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할 것이 있따면서

이 약은 극히 신중하게 선택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매우 제한적인 치료 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비관했습니다.

미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들의 모임인 알츠하이머협회가 신약승인을 환영하고 나서는 등 기대감이 높지만

신약으로 알츠하이머가 지금 당장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것인데요.

 

또한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을 받기는 했지만 실제로 병을 치료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뭉치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바이오젠의 주장일 뿐으로 지난해 FDA 신약승인 자문위는

바이오젠이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로 보면 이 주장이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다른 제약사도 베타 아밀로이드를 공략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임상 2상 시험에서 치매 환자의 증상 진행을 32% 늦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죠.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은 릴리가 추가 임상을 거쳐 2023년에 FDA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아미로이드 결합 항체 치료제인 레카네맙도 지난해 여름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에 발표한 논문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레카네맙의 2b상 임상시험 결과,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감소하고 임상 증상의 진행이 억제됐다고 밝혔습니다.